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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골칫거리 탕핑족 (躺平族) (162화)

9G 미니다큐

by 9gtmi 2022. 3. 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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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중국 정부의 골칫거리 탕핑족 (平族)

 

 

최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탕핑()”이라는 신조어가 들불처럼 퍼져나가는 중이다.

 

탕핑은 말그대로 바닥에 눕는다는 뜻인데,

,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산다는 의미.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에 지칠대로 지친 청년들이 이제는

아예 노력하기를 포기하고

최소한의 욕망만 유지하며 생활하는 상태를 뜻한다.

 

탕핑족으로 사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하지 않고,

집 사지 않고,

소비하지 않고,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지 않고,

그저 생존만 유지하면 된다.

 

지난 4  중국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탕핑이 바로 정의다”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글을 올린 빌런은 자신이 지난 2년 동안 일을 하지 않으며,

직장도 없이 어떻게 매달 200위안( 35천원)으로 살았는지

그 노하우를 감사하게도 공유하였었었었다.

 

매일 두 끼만 먹고 (두 끼나???)

낚시와 산책 등의 비용이 들지 않는 여가 생활만 하며,

생활비가 부족해지면 영화 엑스트라로 출연해서

그 돈으로 몇 달을 또 같은 방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누워버리면 국가에서 나를 착취할 수 없다”

라고 명언을 남긴 이 글은 중국 젊은 세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런 호응을 반영하듯 최근 SNS상에서는

탕핑을 주제로한 상품과 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워만 있으면 뭐든지 탕핑 밈이 된다.

누워있는 사람, 판다, 고양이 뭐든 가능하다

 

중국의 젊은 세대가 탕핑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을 하기 싫다거나 게을러서가 아니라

노동과 그에 따른 대가가 비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중국의 경제특구이자

가장 부유한 도시로 꼽히는 션전의 평균 집값은

8억원인데 반해,

선전시 평균 연봉은 약 2천만원.

 

선전의 집값과 소득의 비율은 무려 43.5에 달한다.

 

 

즉, 43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돈을 모아야

선전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 중국의 가혹한 근로 환경도 한 몫 한다.

중국에서 최근

“996”, “007”, “886”

이라는 키워드가 뜨고 있는데,

 

“996”

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을 근무한다는 뜻이고,

 

“007”

0시부터 익일 0시까지 24시간씩, 7일을 일한다는 뜻이며,

 

“886”

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6일을 근무한다는 뜻이다.

  

이런 근로 제도는 중국의 노동법에 명백히 어긋나지만

기업에서는 이미 만연한 근로 환경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과거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996”문화에 대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열정을 불태워 일을 해보겠는가?”

하루 8시간만 일하려는 사람은 필요없다”

 

 

라는 꼰대 같은 발언을 해 젊은 층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에서는 이런 시대의 흐름을 전혀 아랑곳하지않고,

 

당당히 “세 자녀 정책”을 선언하면서

부상당해 쓰러져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호탕하게 기름을 들이붓고는

캠프파이어는 역시 낭만적이야를 시전.

 

중국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이 정책을 시행했지만,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만큼

지친 사람들한테 애를 셋이나 낳자고 하니,

이처럼 공감 능력 떨어지는 정책에

젊은 세대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셋째를 낳을 준비가 됐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

30분만에 약 3만 명의 응답자가 몰렸고,

이들 중 90%즈언혀 생각 없다고 대답해

해당 정책이 얼마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졌는가를 깨끗하게 보여줬다.

 

 

탕핑 문화의 확산에도

중국 정부는 아직도 뭐가 뭔지도 모르고 있으며,  

역시나 중국의 일방통행 관영매체들은

탕핑은 부끄러운 일이며 정의감 없는 행동이라며

일제히 통일된, 예측가능한, 뻔한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가하면 중국 당국은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 “탕핑”을 금지어로 지정하기도 했는데,

 

8월에 시행된 중국판 수능 

가오카오(高考)”의 논술 시험에는

관련 주제를 논제로 지정하는 등

탕핑을 잘못된 문화로 인식시키려는 노력아닌 발악을 해오고 있다.

 

중국 정부에게 있어서 탕핑족의 확산은

미국과의 경쟁, 코로나, 인구 감소, 고령화보다 두려운

위협이자 가장 큰 골치로 다가온다.

 

정부의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퇴행적인 풍조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수반하지도, 법을 어기지도 않았기 때문에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중국 정부와 공산당 내부에서는

인구 감소보다 더 무서운 건 바로 자포자기한 중국 청년들이다.”

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세계 인구 전망 2019년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35년동안 65세 이상의 인구가 13%에서 29%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 경우 노동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하는 상황을 곧 마주하게 된다.

 

여기서 노동 인구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가

일하지도, 결혼하지도, 소비하지도 않으면서

인구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된다면??

  

또한, 이런 자포자기 심정의 탕핑족이 늘면서

사회의 불만 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정부가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탕핑주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는데,

 

마량 중국인민대학 교수는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맞는 독립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는 인생이 행복

이라는 따뜻하지만 실속없는 멘트로 상처난 부위를 직접 핥아주기도 했다는.

 

사실 탕핑과 비슷한 현상은 한국과 일본에도 이미 존재한다.

 

한국의 N포 세대와

일본의 사토리 세대.

N포 세대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연애, 결혼, , 아이 등 삶의 요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던 거라면,

사토리 세대는 돈벌이나 출세, 물욕이 없는 젊은 층을 가리키며

 

 

탕핑족과 사토리 세대가 좀 더 평화적이고 자발적이라면,

N포 세대는 분노와 무기력함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서로 다른 국가에 살고 있지만

젊은 세대가 느끼는 박탈감과 허무함, 좌절감은 어디에나 있다는 슬픈 현실

그럴 때는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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